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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유튜브 디톡스(Youtube Detox)

youtube에 hooked된 나... source: by Clayton Robbins, unsplash

 

"hooked"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은 TV와 라디오로만 한정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각자 기호에 맞는 채널을 볼 수 있어 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을 알릴 수 있게 되었고 수익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도 유튜브를 좋아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영상을 시청합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 평범한 삶에 무던하던 제 감정이 웃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합니다. 유튜브에는 제 일상보다 훨씬 재밌는 것들이 많습니다. 심심하다고 생각할 때 습관처럼 들어가서 봅니다.  지루하고 공허하다고 생각할 때마다 유튜브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꼈고 이제는 습관처럼 사용하게 됐습니다. 유튜브는 제 지루함, 공허함에 대한 치료제였고 저는 유튜브 서비스에 빠져들었습니다.

 

 

 

"drug"

 

사람은 껌만 씹어도 다른 일들과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존재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늘 유튜브를 틀어놓습니다. 그렇기에 유튜브는 제 일상의 상당한 부분을 방해합니다. 적적한 공간에 소음을 채우기 위해 유튜브를 틀고, 식사를 할 땐 유튜브 영상을 보며 먹습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릅니다. 어쩔 때는 영상을 보기 위해 먹는 건지 먹기 위해 영상을 보는 건지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개인 프로젝트를 할 때도 유튜브를 틀어놓고 하는데, 몇 시간 해보면 막상 프로젝트에 진전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마약 중독자들이 처음 마약을 접했을 때 만들어지는 도파민 수치가 허기 진 상태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보다 약 18배가 더 많다고 합니다. 그 후 처음 그 느낌을 다시 경험하기 위해 계속 마약을 하게 되는데, 마약을 하면 할수록 뇌가 망가져 도파민은 나오지 않고 괴롭기만 합니다. 그런데도 계속 하는 이유는 뭘까요? 처음 느꼈던 그 황홀한 느낌을 잊지 못해서 입니다. 그 느낌을 잊지 못해 계속 하다보니 어느새부터는 고통만 남아도 습관처럼 계속 하게 됩니다.

 

유튜브의 사용은 마약과도 같습니다. 유튜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재밌는 영상들이 차고 넘치지만, 영상을 보고 또 다른 추천 영상을 보면 어느새 몇 분, 몇 시간이 지나있습니다. 시계를 보고 나면 시간을 낭비했다는 죄책감이 듭니다. 괴로워하지만 심심하거나 지루할 땐 어느새 습관처럼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detox"

 

이런 이유들로 저는 유튜브 디톡스를 하려합니다. 유튜브는 제 몰입을 방해합니다. 유튜브를 사용하는 것은 저인데, 반대로 유튜브에게 휘둘리는 것 같습니다. 적당히 사용하기에는 스스로 제어가 안됩니다. 유튜브를 시청하고 있는 동안 저는 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고 배우는 것도 없습니다. 그저 '시청자'로서 누군가의 삶을 관람할 뿐입니다. 제 삶의 주인공은 자신인데 다른 드라마의 방청객이 되어 정작 제 드라마는 완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독의 문제는 유튜브 뿐만이 아닙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모두 훌륭한 앱이지만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중독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사용자들이 자제력이 약하고 한가해서가 아닙니다. 잘 팔리는 앱, 중독되는 앱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수시로 푸시 알림이 오고, 매분 매초 내가 좋아할만 한 새로운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좋아요 및 팔로우 등 투자를 하게 합니다. 이런 앱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hook 모델에서 사용자가 앱에 빠져들게 하는 대부분의 요소가 있습니다. 

 

* 궁금하신 분들은 hooked를 읽어보세요. another-light.tistory.com/1?category=839740

 

그렇다고 서비스들이 이런 기능을 없애는 것도 아니고, 많은 사용자도 그것을 원치 않을 것입니다. 그저 앱에게 잠식 당한 자신을 돌아보고, 현실의 소중한 것에 몰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스스로 빠져나오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쇼펜하우어의 청춘 독설'이라는 책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습니다. 쇼펜하우어의 스승인 괴테가 보낸 서한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고 하네요. 

조금이라도 기쁨을 느끼기 위해서는 세상에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유튜브를 통해 기쁨을 느끼기보다는, 세상에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 기쁨을 느끼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이루고도 재미없고 지루하다면 그때 가서 유튜브를 보면 되겠죠. 그때까지는 더 의미있는 일을 하려 합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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