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일상"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의 일상입니다. 출퇴근길, 지하철의 사람들을 보면 모두 스마트폰 안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나 가족과 함께 있어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 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마트폰의 앱 푸시 알림을 확인하고, 자기 전에는 유튜브에서 재밌는 영상을 보거나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릅니다.
문제는 우리가 스마트폰에 빠져들면서 정작 현실의 중요한 것은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저자인 니르 이얄은 '초집중'이라는 책 이전에 'hooked(훅)'라는 책을 썼습니다. 훅은 사용자의 사용 동기를 파악하고, 적절한 보상과 투자 행위를 통해 앱을 습관화 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저자는 이 책을 쓰고 자신이 스마트폰 앱에 중독되어 자신의 딸과 제대로 놀아주지 못하고, 일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사용자를 중독시키는 방법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조차도 중독될 정도로 앱의 중독성은 강합니다. 중독은 언제나 그렇듯 무엇이 됐든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망가뜨립니다.
"훅 모델"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앱에 중독되는 것일까요? 이 과정을 알기 위해서는 '*훅 모델'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훅 모델은 크게 4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두 단계에 대해서만 다루겠습니다. 자세한 건 각주의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hooked another-light.tistory.com/1?category=839740
사용자의 외부/내부 계기 - 행동 - 가변적 보상 - 투자 행위
1. 내부 계기
사용자의 내부, 즉 감정을 통해 앱을 사용하게 되는 계기를 '내부 계기'라고 합니다. 훅 모델의 앱은 사용자가 심심하거나 외롭거나 기쁠 때 등 부정적인 감정을 약화시키거나 긍정적인 감정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될 수록 사용자는 그런 감정들이 들 때마다 자연스럽게 앱을 사용하게 됩니다. 본인이 습관적으로 심심할 때 유튜브를 보거나, 외로울 때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 않는지 떠올려보세요.
2. 행동
앱을 사용하려면 앱의 사용성이 좋아야 합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앱의 UI를 보면 매우 직관적입니다. 특히 유튜브 같은 경우에는 어린이, 노인 할 것 없이 모두가 이용하기 편합니다. 즉,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그 행동이 매우 쉬워야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집중, 훅 모델 해킹"
초집중은 '훅 모델'을 해킹하여 앱에 중독되게 하고 집중에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1. 먼저 집중을 방해하는 내부 계기와 외부 계기를 찾습니다.
외부 계기는 사용자의 외부에서 오는 신호입니다. 푸시 알림, 메일 등은 외부 계기입니다. 이를 위해 아이폰의 방해 금지 모드를 사용하거나 앱을 사용해보세요. 국내에 타임스프레드라는 앱이 있는데, 스마트폰을 안한 시간만큼 캐시를 줍니다. iOS는 아직 지원하지 않는데, 아이폰 유저라면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에도 나왔던 앱인 'Freedom'이라는 앱을 사용해도 좋을 것 같네요. (단, 유료입니다!)
한편 이 방법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내부 계기야말로 앱을 계속 사용하게 되는 진짜 이유일 수 있으니까요. 자신이 앱을 사용할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 지 돌아봐야 합니다. 외로운지, 괴로운지, 무엇이 두려운지 알고 이를 운동이나 건강한 취미 같은 더 좋은 방법으로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참는 것'이라고 하네요. 다이어트할 때도 가짜 식욕이 있듯이, 습관적으로 앱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때 10분 정도 참아보면 이후에는 그런 마음이 자연스레 사라진다고 합니다.
2. 행동
앱을 사용하기 가장 어렵게 만드는 것은 '숨기거나 삭제'하는 것입니다. 저도 초집중을 읽고 앱의 배치를 모두 바꾸었습니다. 앞에는 필수 앱, 자주 사용하면 좋은 앱을 배치하고, 뒤에는 집중을 방해하는 앱들을 모아뒀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을 때 한창 즐겨 하던 하스스톤도 삭제했습니다. 하스스톤은 다운로드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려서 다시 하고 싶어도 설치하기 귀찮아서 안하게 되더군요. 지금까지도 안합니다!
앱 외에도 사무실에서 시선을 끌만 한 요소를 없애기 위해 파티션을 설치하거나, '초집중 모드'를 알려주는 조끼를 입는 등 방해받지 않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업무 시간 외 연락을 해서 업무 얘기를 하는 것도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하네요. 회사의 경영진분들은 꼭 참고하시길.
초집중은 일에 몰두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첫걸음입니다. 스마트폰을 하느라 눈 앞에 있는 사람과의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은 그 사람에게도 자신에게도 안좋은 일입니다. 니르 이얄은 이를 위해 사회 자체에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스마트폰을 하는 것은 안좋은 것이다'라는 인식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모욕적인 언행으로서가 아니라 그저 인지시켜주는 방향으로요.
저도 이에 동의합니다.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서 서로에게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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